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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

생각정리02: 비판과 비난의 차이 (어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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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회적 다수로부터 반대되는 입장에 공격적으로 응해오는 경우가 흔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my thoughts about criticizing versus attacking


Personality Psychology 수업에서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We learned how to not speak aggressively. We know how to be polite. But why not do that?"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대화하는 법을 충분히 알면서도 왜 안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셨는데 저 역시 생각하던 부분이고 몸소 경험도 해봤기에 평소보다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TMI: 비판을 가장한 비난을 경험하다

몇 년 전 웹툰 속 스님이 여성을 죄스러운 존재라고 표현해서 덧글창이 과열된 적이 있습니다. 덧글 남기는 걸 기피하는 제가 이 날은 처음으로 용기를 내봤어요.

 

조선시대 이전을 배경으로 한 웹툰이기에 "불교를 포함하여 대다수 종교들은 근본적으로 여성을 번뇌의 상징으로 표현합니다. 현시대적 시점으로는 잘못된 사상이지만 해당 웹툰의 시대적 배경과 캐릭터 특성을 고려하여 문학적으로 봐도 좋을 것 같아요"라는 덧글을 남겼는데 결과는 과격하고 처참하더군요.

 

'남성우월주의냐, 여성차별이냐' 등의 비난이 쇄도했고 제 의견에 표면상 호의를 내비친 사람들은 비난글을 남기신 분들에게 '불교 역사 공부나 해라'라는 발언을 하시는데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결국 "제가 말을 애매하게 한 것 같네요. 너무 현시대적인 관점으로만 작품을 판단하는 것 같아 작품 속 시대적 배경과 특성도 고려해 가며 다양한 관점으로 읽어줬으면 해서 남긴 덧글입니다."라고 하자 답글창은 조용해졌고 저는 미련 없이 글을 삭제했습니다.


내가 느낀 비난의 요소

  • 조롱조의 어조 또는 말투
  • 내 글의 핵심에서 벗어난 주제를 향해 가해지는 공격과 옹호
  • 흑백논리에 입각한 반박

비난이 아닌 비판하는 방법: 말투만 바꿔도 두 영역을 넘나들 수 있다.

비판과 비난은 한 끗 차이로 결정됩니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의 반박은 비판이고 존중하지 않는 태도의 반박은 비난일 뿐이죠.

 

예를 들어 충돌되는 의견이더라도 "웹툰은 역사책이 아닙니다. 문학적 배경이 과거라지만 현시대 독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니만큼 부적절한 것 같아요"와 같이 정중한 어조로 작성된 답글을 비난이라 느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반대로 위의 예시와 의미는 비슷할지라도 "남성우월주의세요? 여기서 무슨 역사공부하나요? 웹툰이 역사책도 아니고 현시대 반영하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와 같이 시비조로 작성된 답글을 비판이라 느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신중하게 남긴 덧글이었지만 제게 돌아온 답변은 비판이 아닌 조롱과 비난이었고 '다수와 반대되는 의견은 침묵하는 게 낫겠구나'라는 현실을 체감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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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한 때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많이 다뤘던 것 같은데 "비판과 비난의 차이"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흑백논리를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온라인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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